그렇습니다. 드디어 넘지 말아야할 강을 건넜습니다.
지난 한달간 여러 로스팅기를 눈독들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단가가 만만치 않더군요.
저렴한것은 10만원 이내에서도 시작하지만 프로파일도 보고 싶고, 뭐라도 하나씩 관심을 가져보다보니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생두를 질렀습니다.
1. 생두 구입
제가 이용한 매장은 커피 리브레로 생두 항목으로 들어가보면 다양한 생두들이 보입니다.
하지만 주의해야할 것은 20Kg 단위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20kg이면.. 쌀이 큰거로 한포대인데 저는 그리 먹을수 없으니 소분 판매로 들어가서 봅니다.
소포장단위라서 그런지 단가가 2000원 비쌉니다. 하지만 1kg의 가격이 16000원이면 로스팅이 된 원두 가격으로는 200g에 16000원가량 합니다. 단순 계산으로는 1/5 가격으로 먹을수 있는것이지요.
저에게 맛의 기준은 에티오피아 네츄럴이기 때문에 일단 구입해 봅니다.
2. 에어프라이어 로스팅 시도
원두가 왔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사진도 안찍고 200g을 덜어봅니다. 에어프라이어를 200도로 설정하고 10분간 예열하였습니다. 내부 온도를 볼수 있으면 예열시간을 줄일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알수 없습니다.^^;;
온도를 올리고 생두를 깔았는데 생각보다 많았고 빈 공간이 없었습니다. 필립스 에어프라이어의 장점이 바닥면의 굴곡으로 에어를 회전시킬수 있는데 빈틈이 없으니 어려울것 같습니다.
로스팅을 하는데 1차 팝소리를 기준으로 하려고 했는데 처음하는 것이라서 정신이 없습니다. 에어프라이어 뒤로 연기 나오고, 안에는 보이지 않으니 자주 열어보고... 결국 15분 가량 돌리고 나온 저의 첫 로스팅 사진입니다. 새카맣게 탄 콩들이 여럿 보입니다. 15분을 돌렸지만 콩의 색이 옅고, 일관되게 로스팅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게다가 자주 열어보게 되니 체프들이 엄청 날립니다.
200g을 로스팅해서 약 175g정도가 나왔습니다.
채반에 넣은 콩들중 과하게 타버린 콩은 골라봅니다. 약 3.8g 정도나왔고 버렸습니다.
이렇게 계산을 해보면 투입한 원두의 85%정도가 로스팅이 된다고 보면 될듯 합니다.
3. 2차 시도
널부러진 체프 가루들을 청소하고 복기를 해봅니다. 내부가 보이지 않아서 자주 열다보니 온도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에어프라이어의 바람으로 인해 체프가 엄청 날렸습니다. 제일 중요한건 1회 투입량으로 200g은 너무 많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2차 시도를 준비합니다.
생두는 100g, 에어프라이어의 온도는 200도로 약 10분간 예열합니다.
로스팅 목표는 중배전에서 중강배전을 생각하고 일단 집어넣습니다.
3분정도 돌았을떄 참지 못하고 한번 열어봅니다. 대신 에어프라이어를 일부러 꺼서 바람이 나오지 않게 하니 체프는 날리지 않습니다.
약 5분뒤 1차 팝 소리 들립니다. 이번 배치에서는 8분동안 하기로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8분이 되면 채반으로 이동시키고 선풍기로 냉각을 시켜줍니다.
생각보다 색상이 균일하게 나왔습니다.
에어프라이어로 로스팅하시는 분들을 보면 몇가지 레시피가 있더군요. 180도 20분, 200도 15분도 있었고...
에어프라이어 제품에 따라 열량과 열의 회전을 고려해서 하면될듯한데 저같으면 다음번에는 200도 10분으로 올려볼 생각입니다.
100g의 생두를 넣은 결과 85g이 로스팅되어 200g때의 결과와 비슷한 원두가 나왔습니다.
쓸데없는 계산을 해봅니다.
에어프라이어의 출력이 약 1.5KW이며 처음 예열 10분 및 10분의 로스팅시 사용 전기량은 약 0.5KW 입니다.
한전홈페이지에서 전기 요금을 조회해보면 기본료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들어가는 전기요금은 약 80원입니다.
여기서 연속으로 로스팅을 해서 예열을 빼면 더 저렴해지겠지요. 일단 100g당 80원의 전기요금으로 생각해봅니다.
1. 생두가격 : 16000원/1kg
2. 에어프라이어 로스팅 : ( 1600원/100g + 전기요금 80원 ) * 10회 = 16800원/850g
3. 최종 결과물 : 약 4000원/200g
4. 일반 매장 완제품 : 16000원/200g
우선, 이 계산은 순전히 다른 목적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그 목적은 바로 로스터기 구매를 위해 나 자신과 와이프님을 설득;;;;;;;
전문 로스터님들의 지식과 맛, 노력으로 인해 더욱 맛있는 커피가 나올수 있는 것입니다. 설득용으로만 써볼 계산입니다.
지금 눈독들이고 있는 200만원짜리 로스터기를 구매하려면 대략 200g 200봉지를 먹으면 본전이라고 생각하면...
(이놈의 본전 생각.. 이러니 부자가 못되지... 하지만 취미는 장비발입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사무실에서 1주일에 400g 정도 사용하니 2봉지가 필요하고, 이려면 100주.. 1년은 52주니까... 2년만에 본전을...
이렇게만 보면 왜 장비를 사냐..라고 생각이 되겠지만,
16000원짜리 생두가 아닌 게이샤급으로 올라간다면? 더 맛있고, 좋은 원두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먹을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전문 장비를 구매하고 로스팅하면서, 전문 로스터님들 커피의 위대함을 느껴봐야 합니다.
4. 후기
디게싱 되지 않은 커피를 한번 내려봤습니다. 충분히 우러나오지는 못했지만 tea-like 처럼 마시기는 좋았습니다. 3일정도 지나서 맛을 보고 다음번 로스팅의 방향을 정해야겠습니다.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손볼게 많습니다. 체프 안날리도록 해야하지, 결점두 골라야지, 신경쓸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따라서 전용 로스터기도 꾸준히 검색해볼 예정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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